5월 10일 롯데 : 두산


총평: 역시 갈매기에게 웅담이 보약? (두산팬 분들께 이런 표현 죄송합니다. 저도 박철순 옵하님께서 두산 감독님으로 부임하신다면 개종(?)할 의사가 있는 라이트 두산빠입니다.)


1. 올해와는 판이하게 달랐던 작년의 롯데에게조차 약한 모습을 보였던 두산이어서 그런가, 8연승을 질주하던 기세는 어디 가고 1차전에 9대 2로 무너지더니 2차전도 5대 3으로 패했다.  결정적인 차이라면 선발 투수.  두산의 랜들 투수는 1회초에 조성환 3번 타자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부터 강민호와 박현승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는 등 부진하다가 교체된 반면, 롯데의 송승준 투수는 각성 전의 맥클레리처럼(!) 계속 안타를 맞고 홈런도 하나 맞았으면서도(8피안타, 볼넷 2개) 3실점으로 버티며 꾸역꾸역 7이닝이나 먹어주었다.  그러고 보면 롯데는 불펜진이 무너지다시피 하고, 타선도 3,4,5,6번을 제외하고는 김주찬 선수의 부재로 타팀의 1.5군 정도 수준인데도, 선발진이 웬만하면 퀄리티 스타트를 올려주기 때문에 그럭저럭 상위권을 유지하는 듯하다. (하기야 선발은 잘 던지고 타격도 그럭저럭 터져주었으나 불펜진이 무너져 날려먹은 경기가 어언 몇 개던가....... ㅡ.ㅡ)


2. 맥클레리는 맥꾸역에서 맥나잇으로 환골탈태했으니 이제 송승준 투수가 '꾸역' 타이틀을 물려받을 차례인가.  1회초에 3점 올려서 '오늘도 초반 러쉬다! 이기는구나!' 기뻐했으나 1회말 두산에 바로 만루 찬스를 내주고 2회말에도 장작을 쌓아대며 롯데팬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했다.  하지만 맥클레리가 '맥꾸역' 시절 거의 매 이닝 주자를 한둘씩 내보내고도 용케 점수를 안 주듯, 송승준도 어찌어찌 7이닝까지 3점으로 막아냈다.  두산의 공격력과 잔루를 따져보면 놀라울 정도로 적은 실점이었다.

 
송승준 '내가 원하는 별명은 송꾸역' 파문



3. 두산과의 2차전에서 롯데의 필승 전략인 초반 러쉬를 이끈 것은 '조승사자' 또는 '조병장'이라는 애칭(??)의 조성환 선수.  (3루타만 쳤으면 사이클링 히트였는데... 아깝다.)  1회초에는 투런 홈런을 쳤고, 이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그 동안 클린업 트리오 타선이지만 '홈런타자'라는 이미지는 아니었는데, 이번 경기를 계기로 장타력도 간간히 선보인다면 조성환-이대호-가르시아-강민호로 이어지는 3,4,5,6번 타선은 어느 팀의 어느 에이스에게도 상대하기 쉽지 않은 공포의 타선이 될 수 있을 듯.

롯데의 턱돌신 조성환 선수. 
팬서비스 차원에서 두산의 홍성흔 포수랑 나란히 사진 찍어주심 대박이라능...



4. 송승준 투수가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 내려간 다음 올라온 투수는 최향남 옹(;;;).  그 동안 롯데 패배의 일등공신(OTL)이었던 불펜진이었기에 8이닝에 투수가 바뀌자 롯데팬들은 다들 청심환 뚜껑을 뜯고 싶은 심정으로 경기를 지켜보았을 듯.  다행히 향기로운 남자(!)께서 2이닝 동안 너무나 깔끔하게 막아주셨다.  세상에 롯데의 구원투수가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태연하게 초구 스트라이크 넣고 과감하게 삼진을 잡는 모습을 구경하다니.... 게다가 인터벌도 빨라서 정말 시원시원한 느낌이었다.

이날 경기로 '향남옹을 마무리로!' 라는 주장도 나오지만, 사실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구위가 아닌 만큼 전형적인 마무리 감은 아닌 듯.  사실 140도 안 되는 직구를 한가운데 꽂는 장면도 있었는데 이건 '와 향남옹 잘 던지신다'는 느낌보다는 '어? 저 공을 왜 안 쳐?"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마무리를 도맡는 것은 무리고, 돌려막기 땜빵 집단 마무리 체제에서 한 몫을 담당하는 것은 무난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

아름다운(...) 이름과 뒷모습의 포스와는 상당히 동떨어지게 순박한 얼굴의 향남옹.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5. 조성환 선수와 최향남 선수 외에 또 한 번, 노장의 관록이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었던 마포 마해영 선수의 멋진 수비도 오늘 승리에 한몫 했다.

이해하는 데 10분 걸렸던 장면... 오늘 박현승 선수가 헤드샷 머리에 맞는 공으로 경기에 빠지고 모처럼 1루수로 들어선 마해영 선수가 재치 있는 수비를 했다.  원바운드 땅볼을 잡아 베이스를 먼저 찍지 않고 주자가 1루를 밟은 후에 주자를 태그하여 더블 아웃을 만든 것.  베이스를 먼저 찍느냐 주자를 먼저 찍느냐에 따라 더블 아웃이냐 원아웃이냐가 갈리다니 역시 야구는 오묘한 스포츠(;;;).  심판도 얼른 상황 파악이 안 되었는지 주춤거리다가 마해영 선수가 몇 번이나 홍성흔 선수를 태그하면서 다그치자 그제서야 더블 아웃을 선언.  정말이지 베테랑이 아니었다면 생각해내기 어려운 노련한 수비였다.  사실 리플레이 보면 발이 베이스를 스친 것 같기도 한데 시침 딱 떼고 마구 낚시하면서 태그하면서 심판을 속여넘긴 듯. ㅋㅋㅋ 


6. 경기는 이겼지만 롯팬으로서는 가슴 철렁했던 장면이 세 번 있었다.  먼저 1회초에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 선수가 몸에 맞는 공을 하필이면 손등에 맞았던 것.  600만 롯빠들의 뇌리에 롯데의 지난 암흑기와 강포수를 키우며 날렸던 시즌들을 무한반복 재생시키며 배경음악으로는 '이번 시즌 끝이다 이번 시즌 끝이다 이번 시즌 끝이다'를 깔아주었던 장면이었다.  다행히 별 부상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아무튼 민호야 네가 이 정도 존재로까지 성장했구나.  흐뭇하다.  그 다음으로는 5회초 팀의 고참인 박현승 선수가 역시 몸에 맞는 공을 이번에는 머리에 맞아 버린 것.  세상에 아무리 헬멧을 썼다지만 프로 투수가 던진 직구가 머리를 강타하다니... 그나마 헬멧에 맞아서 천만다행이고, 이후로 경기에 빠져서 병원으로 가신 듯하니 아무 일 없기만을 바랄 뿐.

세 번째는 9이닝에 이스픈 카메라가 롯데 덕아웃에 있다가 몸을 풀기 위해 점퍼를 벗는 임작가(;;;)를 비춘 장면......;;;;  이 순간 텔레비전이나 모니터를 지켜보던 롯팬들은 심장이 2초쯤 멎지 않았을까.  다행히(!) 향남 옹이 아주 잘 던졌고 후속타자가 좌타자이니 나올 기회는 없었지만.  옛날 선동렬 감독님이 선수 시절에는 불펜에서 몸을 푸는 순간 상대팀 선수들과 팬들이 그대로 굳어버릴 정도였다고 하는데 임작가는 우리팀 선수들과 팬들을 얼어붙게 한다능....... 로이스터 감독님 임경완 선수 믿는다는 심정도 이해하고 저대로 두어서는 선수에게도 팀에게도 좋지 않고 언젠가는 잘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롯데팬들의 스트레스 지수와 건강도 생각해 주심 좋겠단 말이죠.........OTL


7. 오늘은 노장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경기였는데, 그러고 보니 지금의 롯데에는 딱 두 번 있었던 우승의 영광을 누리는 것은 고사하고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아본 선수도 손에 꼽을 정도다.  롯데의 경기력이 기복이 심하고 하강세에 있을 때 채어 오르는 분위기를 못 만드는 것도 어쩌면 지금의 젊은 주전 선수들이 꼴찌 언저리를 맴돌며 패배 의식이 가득한 롯데에만 몸담았기 때문은 아닐까.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리그 최고의 거포 이대호도 플레이오프에 한 번도 나간 적이 없다니 말 다했지...;;  팀의 활력은 젊은 선수가 채우겠지만 팀의 기둥은 아무래도 노장 선수들일 것이다.  롯데가 강팀이던 시절을 겪었던 노장 선수들이 그런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신-구의 조화, 부탁합니다



8. 두산과의 3차전은 장원준 선발.  음... 두산에게 3연승하는 것은 좀 미안한 일이지만, 이번 죽음의 9연전에서 승률 5할 맞출려면 3차전도 이겨야 한다.  그러니까 사직에서 좀 잘하지 왜 집에서 손님에게 뺨 맞고 한양 와서 엄한 두산에게 화풀이냐고.......


ps. 으윽 3차전도 X주완-X성한 콤비가 중계를 맡는구나.  괴롭다... 2차전도 1차전처럼 이스픈 화면을 틀어 소리 죽이고 KNN 라디오를 틀었는데 화면과 소리가 안 맞으니 중계 보는 집중력도 떨어지고 짜증스러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스픈 중계 소리를 켜면 이건 뭐...... '복덕방에서 TV 중계 본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고 들으면 들을 만한다'는 모 지인의 충고에 따라 1이닝 정도 이스픈 중계를 들었는데, 길지도 않은 시간에 X성한 위원의 '그렇죠' '그렇네요'를 한 10번은 들은 듯.  게다가 임모 캐스터는 선수 나올 때마다 무슨 학교 나왔다는 얘기는 왜 하는지.  게다가 해설 준비 안 했으면 그냥 가만히나 있지, '잠실은 사직의 10시 반 멀티'라는 플랭카드가 관중석에 뜨니 뭐? '신조어'라고요?  나참 웃기지도 않아서.  결정타는 6회초.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석에 '봉대호'라고 쓴 플랭카드가 올라오자 '봉황새라서 봉대호'라고요오오?  대체 중계하기 전에 자료 준비하는 것 하나도 없나요?  젊은 것들 속어 표현이나 선수 별명 따위는 필요업ㅂ다 난 야구 지식만 중계한다 이겁니까?  그럼 6회말에 마해영 선수의 수비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도 못하고 넘어간 건 뭐죠?  7회말인가 낫아웃 나왔는데 그것도 모르고 버벅거린 건 어쩌고요?  게다가 이날 서재응 선수가 메이저리거급 피칭을 해서 기아가 이겼는데, 바로 옆에 김성한 위원이 있는데, "아 기아가 웬일입니까?"는 또 뭐냐고요.... 내 참.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발 초고속 카메라 얘기 그만 좀 하세요.  오늘 이스픈 중계 보다가 "내일 잠실 가서 그놈의 초고속 카메라 뽀개버릴 테다"라고 결심한 사람이 최소한 세 명은 된답니다(그리고 초고속 카메라 장면 보여주면 뭐하나요 그거 보고도 투수가 무슨 공 던졌는지 맞추지도 못하면서).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Dante99 | 2008/05/11 03:54 | 스포츠 이야기 | 트랙백 | 덧글(6)

트랙백 주소 : http://libero99.egloos.com/tb/434976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산왕 at 2008/05/11 10:30
1등이 너무 앞서간 것만 빼면 순위경쟁도 재미있더군요^^ 과연 롯데의 마지막 위치는 어디가 될것인지.. 전혀 예측이 안됩니다^^;;
Commented by 보로디노 at 2008/05/11 12:34
6.어디선가 본건데 선동렬 감독이 몸을 풀면 상대방은 '이제 끝났구나 -ㅅ-' 하는데, 임작가(...)가 몸을 풀면 상대방은 '아직 승산이 있구나'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보고는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했던 기억이 있군요;;;
Commented by 혈견화 at 2008/05/11 18:02
역시 아군에게 있어 공포의 화신 임작가입니다....
Commented by Dante99 at 2008/05/12 03:50
산왕님/ 그 S모 팀의 팬들을 제외한 다른 팀들은 그 팀은 아예 제껴놓고 가는 분위기더군요.^^ (걍 혼자 놀라 그래요~뭐 이런 식)

4위만 해주면 감지덕지입니다. 플옵 못 가도 괜찮아요. 우승은 내년이나 그 다음해에....^^

Commented by Dante99 at 2008/05/12 03:51
보로디노님/ 제가 들은 버전은 임작가(;;;)가 몸을 풀면 상대팀과 팬들이 '이제 이겼다!'고 좋아한................다고 하더군요.OTL

두산과의 이번 3차전에서는 잘 던지는 걸 보니 아무래도 멘탈리티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Dante99 at 2008/05/12 03:53
혈견화님/ 스티븐 킹 뺨을 열두 번 왕복으로 후려치고도 남을 공포소설의 대가.....OTL 마음의 병(;;)이 원인인 것 같은데 잘 극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